집합건물에서 ‘전유부분’과 ‘공용부분’ 분쟁이 발생하는 이유
집합건물 관련 분쟁에서 가장 빈번하게 등장하는 쟁점은 단연 전유부분과 공용부분의 구분이다.
관리비 부담, 공사 범위, 시설물 설치, 수선 책임 등 다양한 문제의 출발점에는 “이 공간이 전유부분인지, 공용부분인지”에 대한 다툼이 존재한다.
표면적으로는 단순한 구분 문제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집합건물의 구조적 특성과 법적 개념에 대한 이해 부족이 누적되면서 분쟁으로 확대되는 경우가 많다.
이 글에서는 집합건물에서 전유부분과 공용부분을 둘러싼 분쟁이 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지, 그 구조적·법적 원인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1. 전유부분과 공용부분 구분의 법적 중요성
전유부분과 공용부분의 구분은 단순한 명칭 문제가 아니다.
해당 구분에 따라 다음과 같은 법적 효과가 달라진다.
수선 및 유지·관리 책임의 주체
관리비 부담 범위
관리단의 관여 여부
구분소유자의 사용·변경 가능 범위
예를 들어, 어떤 부분이 전유부분으로 판단되면 해당 구분소유자가 수선 비용을 부담해야 하지만, 공용부분으로 판단되면 관리단이 공동으로 관리하고 비용을 분담하게 된다. 따라서 이해관계가 충돌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진다.

2. ‘사용 실태’와 ‘법적 성격’의 혼동
분쟁이 발생하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 중 하나는 사용실태와 법적성격을 동일시하는 오해이다.
실무에서는 “한 세대만 사용하고 있으니 전유부분이다” 또는 “특정 점포에서만 쓰고 있으니 그 점포의 소유다”라는 주장이 자주 제기된다.
그러나 집합건물법상 전유부분 여부는 누가 사용하고 있는지가 아니라, 구조적·기능적 성격을 기준으로 판단된다.
대표적인 예가 발코니, 테라스, 옥상, 외벽 등이다.
특정 구분소유자가 사실상 단독으로 사용하고 있더라도, 해당 부분이 건물의 구조 안전이나 외관 유지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면 공용부분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크다.
3. 건물 구조의 복잡성과 경계의 불명확성
집합건물은 단독주택과 달리, 여러 공간이 수직·수평으로 결합된 구조를 가진다.
이로 인해 전유부분과 공용부분의 경계가 물리적으로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경우에서 분쟁이 자주 발생한다.
전유부분 내부를 통과하는 배관이나 전기 설비
특정 세대에 인접한 외벽이나 창호
상가 점포 앞 복도나 공개 공지
이러한 부분은 외형상 특정 구분소유자의 공간에 포함된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실제로는 전체 건물의 기능을 유지하기 위한 공용 설비인 경우가 많다. 구조적 특성상 이러한 경계의 불명확성은 피하기 어렵다.
4. 관리규약의 부재 또는 불명확성
전유부분과 공용부분 분쟁이 잦은 건물의 공통점 중 하나는 관리규약이 없거나, 내용이 지나치게 추상적인 경우이다.
집합건물법은 기본적인 원칙만을 규정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사항은 관리규약을 통해 보완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관리규약이 제정되지 않았거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경우에는 분쟁 발생 시 판단 기준이 모호해진다.
특히 오피스텔이나 상가 집합건물에서는 관리규약이 형식적으로만 존재하거나, 사실상 운영되지 않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 경우 분쟁이 발생하면 결국 법원의 판단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된다.
5. 비용 부담 문제와 이해관계 충돌
전유부분과 공용부분을 둘러싼 분쟁의 이면에는 대부분 비용부담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공용부분으로 판단될 경우
→ 관리단이 수선·유지 비용 부담
→ 전체 구분소유자가 비용 분담
전유부분으로 판단될 경우
→ 해당 구분소유자가 단독 부담
이처럼 비용 부담의 귀속이 달라지기 때문에,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게 된다.
특히 대규모 수선이나 시설 교체가 필요한 경우, 분쟁은 장기화되는 경향이 있다.
6. 전용사용권에 대한 오해
공용부분임에도 불구하고 특정 구분소유자에게 전용사용권이 부여된 경우, 분쟁은 더욱 복잡해진다.
전용사용권은 공용부분의 소유권을 이전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권한만을 특정인에게 부여하는 개념이다. 그러나 이를 전유부분과 동일시하여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그 결과, 전용사용권자가 해당 부분을 임의로 변경하거나 구조를 훼손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이로 인해 관리단과의 분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7. 유형별로 나타나는 분쟁의 특징
아파트에서는 주로 발코니 확장, 외벽공사, 배관수선 문제를 둘러싼 분쟁이 발생한다.
오피스텔에서는 공용설비의 유지비용과 관리비 부담 기준이 문제 되는 경우가 많다.
상가 집합건물에서는 통로, 주차장, 간판 설치 공간 등 영업과 직결된 공용부분에서 분쟁이 빈번하다.
이처럼 건물의 유형에 따라 분쟁의 양상은 다르지만, 근본 원인은 전유부분과 공용부분의 경계에 대한 인식 차이에서 비롯된다.
8. 분쟁을 예방하기 위한 현실적인 접근
전유부분과 공용부분 분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점이 중요하다.
관리규약을 통해 공용부분의 범위를 명확히 정리할 것
전용사용권 설정 시 권한과 제한을 구체화할 것
구조 변경이나 공사 전 관리단과의 협의를 거칠 것
사용 실태가 아닌 법적 기준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것
이러한 사전적 조치가 이루어질 경우, 불필요한 분쟁을 상당 부분 예방할 수 있다.
9. 결론
집합건물에서 전유부분과 공용부분을 둘러싼 분쟁은 우연히 발생하는 문제가 아니다.
건물 구조의 특성, 법적 개념에 대한 오해, 비용 부담을 둘러싼 이해관계 충돌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다.
전유부분과 공용부분을 정확히 구분하는 것은 집합건물 관리의 출발점이며, 분쟁 예방의 핵심이다.
이를 단순한 관행이나 감각이 아닌, 법적 기준에 따라 접근하는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